다 때려치고 한 일주일만 잠적하고 싶다. 때려칠 것도 없고 때려친데도 대단히 큰 일날 것도 없지만 아무도 없는 곳에 쥐도 새도 모르게 있다가 현실복귀하고 싶다. 요즘 마스크착용도 해제되고 해외여행도 풀려서 블로그나 유투브에 여행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자주 보던 대만 여행유투버때문에 알고리즘으로 계속 대만여행영상만 보게 된다. 괜히 환율이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와우. 환율 무슨일..?? 코로나 전엔 아무리 올라도 38, 39였던거 같은데 지금은 41이다. 그리고 격리때문에 도미토리는 안되고 무조건 1인실에서 숙박해야 되서 경비가 코로나 전보다 더 들것같다.
딱 100만원 안에서 5박 6일만 갔다오고싶다. 어짜피 관광하는 것도 아니니까 타이난 3일 타이베이 2일 있으면서 밀크티 수혈하고, 찻잎이랑 펑리수 왕창사오고 싶다. 막상 가면 별거 하지도 않을텐데 현생에서 멀리 떨어져 잠깐의 이방인이 된다는 것이 왠지모를 해방감을 준다. 나는 뭐가 그리 답답한걸까?..
3일 전부터 대자연 전조증상으로 퇴근후 계속 답정빵을 사먹고 있다. 답정빵이란 아기 궁뎅이처럼 퐁신퐁신하고 찹쌀떡처럼 찰기가 있으며 쫄깃쫄깃하지만 입에선 살살 녹는 빵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엔 달달한 크림이 들어 있는데 너무 달지도 느끼하지도 않으며 가볍고 부드러운 베이스의 크림이어야한다. 그 크림을 응용하여 초코, 바닐라, 우유를 종류별로 푸짐하게 입안가득 베어 물고 싶은 빵. 그것을 도넛이라고 부른다. 도넛만 연속 3일을 먹었다. 원래 2개 먹으면 더 안먹는데 4개 연속으로 흡입하고, 과자도 먹고나니 드디어 대자연이 터져버렸다. 좋지 못한 생각, 염쇄적 자아, 부정적 사고의 통로로 머니도니가 찾아왔었지만 도넛으로 돌려막았더니 금방 돌아갔다. 도넛파워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후폭풍은 가스가 차고 속이 더부룩하며 배가 나오고 장기가 도넛으로 꽉 차서 노란 변태곰이 된거 같은 기분이 든다는 거다. 대자연이 끝물일 이번 주말은 도넛 독을 뿡뿡뽑아 노란끼를 없애고 내리 잠만 자야지. 아 근데 왜 아직 목요일이야...
집순이관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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