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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가 엊그제부터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그녀에겐 그 간의 전적이 있다. 어디선가 알고리즘으로 생성된 랜덤 광고를 본 기억을 더듬으며 그 물건을 나에게 자꾸 사달라고 한다. 뭐랄까...이거슨 마치 원하지 않은 방탈출게임에 강제로 갇혀서 어거지로 문제를 풀고 있는데 문제가 너무 이상해서 힌트 좀 달라고 하자 출제자도 답을 모르는 그런 몽환적인 상황... 명탐정에 빙의해 스무고개 하듯 질문하면 왜 계속 물어보냐고 의뢰인이 또 짜증을 낸다.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이쯤되면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고 대충 이런건가? 싶은 목록들을 뽑아서 보여주면 그 속에 정답이 있긴 했다. 그럼 또 다음 미션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물건들 중 싸고 좋은 것을 사야 한다. 더 복잡해지는 건 그 물건에 미적요소가 있다면 그녀의 니즈에 맞는 예쁜 것을 사야하는 것이 추가된다. 그렇게 애로사항들을 뛰어넘어 물건을 사내면 그녀는 어머! 이게 되네? 하는 대리효능감? 같은 것이 쌓여서 자꾸만 나를 방탈출게임에 투입시키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엊그제부터 이틀 연속 강제참가되서 번아웃이 왔다. 그리고 어제 잘려고 누웠는데 딸내미?하고 들어오길래 본능적으로 자는 척을 했다. 오늘 집에서 그녀를 마주치기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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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온라인스터디를 가입하고 싶었는데 모집을 안해서 실망했었더랬다. 근데 실망하기가 무섭게 어제부터 올해 첫 스터디 모집을 하고 있었다!!! 야호!! 갑자기 학교 입학하는 아이처럼 넘나 떨려벌여... 약 1년정도 스터디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서 새롭게 개설한거 같은데 참가비가 만원 올랐넴...ㅠㅠ 조금 섭섭하지만 만원 더 내지 뭐 괜찮아!! 했는데?? 온라인 수업 수강생은 무료라고?? 육성으로 정말?!! 하고 외쳐버렸다. ㅎ흥흐ㅎ흫ㅎ흑ㅎㅎ 기분좋아졌어!! 빨리 집에가서 신청하고 싶다. 앞으로 일을 할 지 안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스터디라도 7월부터 시작하니 다행인 것 같다. 내 수준이 얼만큼은지 모르니 일단 초심자로 가입해야겠지? 안 하던걸 하려니, 그리고 놓아버렸던 걸 다시 잡으려니 불안,긴장, 두려움과 설렘, 기대, 흥분의 감정이 뒤섞여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되어버렸다. 일단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진리니까 반이라도 해보자.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실행하는것. 그 다음은 꾸준함. 그 다음이 잘하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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