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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정신을 차리자

by Dabong 2022. 6. 15.


 코로나 터지기 전 이 맘때쯤 친구랑 1박2일로 서울에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처음은 전시였지만 둘다 먹짱들이라서 식도락을 끼얹은 스파르타식 서울구경이었다. 2일동안 1일 3시 3끼 feat. 3디저트에 전시 3개도 다 봤던 빡센 일정이었는데 걸어서 서울속으로 급의 행군이었다. (둘밖에 없었지만...) 못해도 도합 오만보는 걸었을 듯 하다. 그때 경험했던 발바닥 불나는 고통을 떠올리기만 해도 환상통이 느껴지는 것 같다. 2년동안 코로나로 묶여있은지 오래되서 그런가 거리두기가 많이 풀린 이 시점에 3년 전 그 날이 떠올라 전시일정을 검색해봤는데 재미진거 많이 하넴... 서울 공화국 증맬 심심할 날 없겠다. 그렇게 갑자기 찾아온 N의 망상력 풀가동. 가지도 않을 서울구경 일정을 짜보기로 하는데...!

 

 가보고 싶은 전시가 3개인데 2개는 강북, 1개는 강남에 있군. 그럼 이동동선을 최소화 해서 이 전시랑 요 전시를 묶어서 보고, 전시 입장마감시간은 몇시니까 마감시간이 제일 늦은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고 그 전에 저녁먹고 전시 본 후 디저트먹고 숙소로 고고. 전시장소를 기준으로 이동하는 사이사이에 맛집을 끼워넣으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수가 있지. 오~ 마침 내가 궁금해 했던 디저트가게가 전시장 근처에 있군! 그럼 밥은 뭘 먹을까나~ 한참을 망상여행일정에 열중하다 보니 진짜로 서울구경이 가고 싶어졌다. 세 전시를 다 보려면 8/5~8/21 사이에 가야 다 볼 수있는데 하필 휴가철이고 제일 더울 때네. 그리고 그 사이에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수도 있는일... 아직도 용케 살아남은 비확진자로서 음성부심이 하늘을 찌르는데 서울을 가겠다고?? 음... 그럼 그냥 당일치기로 가는건 어떨...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카톡이 하나 왔다. 금융결제원에서 연 1회 개인정보이용내역 안내문자였는데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러고 40분 지나서 이번엔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신기하면서 황당함. 나한테도 이게 오네?? 이게 이렇게 온다고?? 처음엔 뭔가 했는데 보면볼수록 황당했다. 문자 볼 필요도 없이 바로 스팸차단처리 했는데 순간 40분 전에 금융결제원에서 카톡으로 온 메시지가 생각나서 조금 불안한 마음에 검색을 해봤다. 금융결제원에서 온 카톡문자는 공적으로 보내주는 안내문자가 맞았고 문자메시지로 온, 그냥 딱봐도 썩은내 나는 문자는 스미싱이였다. 너무 타이밍이 기가막혀서 한 3초정도 너깽이가 나갔었지만 내가 이란에서 살게 뭐가 있어서 70만원이나 긁었겠냐 미친... 시발 한국에서도 70만원 긁어본 적 없다... 핵폐기물 사기꾼 새끼들 다 디졌으면...! 과연 내 번호는 어디까지 뻗어나가 있고 내 정보는 어디까지 털려있는가... 갑작스런 현자타임에 서울구경이고 나발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좌 - 스미싱/ 우 - 금융결제원안내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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