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순이관찰일지

망상에 망상에 망상을 더해서

by Dabong 2022. 6. 14.


이번 달까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끝이라는 디데이를 받아놓고 그 날이 오면 한 3~4일 정도는 관짝에 들어있는 시체처럼 방에 처박혀 왠종일 누워만 있다가 충전이 끝나면 기어나와 야금야금 내가 하고싶던 것들을 해나갈 계획이었다. 그래...계획...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지. 어쩌다보니 가을까지 지금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게 됐다.(아직까진 어떻게 될지 모를 일...) 저번주부터 계획에 없던 일이 또 생겨버려 생각의 가지치기가 끝 없이 뻗어가 머리가 터질것 같다. 근데 이 예상치 못한 일은 다 돈과 관련되어있다. 지금부터 적는 것들은 다 일어나지도, 확정되지도 않은 망상을 의식의 흐름대로 지껄여 대는 것.

첫번째는 막차 지원금을 받으려면 11개월동안 알바든 뭐든 일을 해야하고 그 일로 조금의 수입이 생기겠지만 문제는 무슨 일을 해야하냐는 거다. 두번째는 지금 일을 가을까지하게되면 수입 걱정은 없겠지만 그 만큼 시간이 많이 들고 어찌됐건 이 일도 가을까지가 마지노선이다. 그 이후에도 지원금때문에 10개월은 일을 해야한다. 그러면 또 첫번째 문제인 무슨 일을 해야될지가 고민이 된다... 결국 막차 지원금을 받으려면 어떤 노동을 해야되며, 내가 일을 할수는 있을 지가 걱정이다. 그 와중에 또 웃긴건 일해서 생긴 수입으로 못 샀던 노트북 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다. 아니 뭐 벌써 지원금 선정도 되고 일도 하고있어서 수입있는 사람인줄??

알바를 하게되면 또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을 해야될텐데 나이가 걸리고, 학생때 알바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그럼에도 내가 할만한 게 뭐가 있나 오랜만에 천국에 들어가서 검색해보니 걱정만 더 늘어 실제로 악몽까지 꿨다. 무슨 피자집에서 일하는데(왜 피자집일까.. 피자가 먹고싶었나??) 피자도 만들고 계산도 하고 서빙도 해야됐다. 그 와중에 계산이 잘못되서 정정하려고 포스기를 두드리는데 포스기가 또 안먹히는거다. 그 사이 손님과 주문이 밀리고 패닉상태가 된 상황에 멘탈이 나가 잠에서 깨버렸던,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이 꿈때문에 이미 나이에서 짤리는데 나는 못 할것 같다며 지레 겁먹고 도망갈 생각을 했다.(누가 뽑아준대??) 그럼 다시 애새끼들을 봐야하나?... 아.. 그건 학을 땐 일이라 차라리 공장에 들어갔으면 갔지 애새끼들은 절대로, 죽어도 보기 싫다. 막차 지원금이라는 메리트가 너무 커서 계획에 없던 노동을 해야할 줄 알았더라면 5월달에 있었던 기회에 손이라도 대볼걸 그랬다. (그것도 된다는 보장도, 자격도 없는데 왤케 자신만만하죠?) 만약에 됐더라면 저번주부터 일하고 있었을거고 기간제였으니 지원금 받는 기간과 맞물려서 완죠니 아다리가 맞아 떨어지는 조합인데...그럼 계약기간 만큼 돈도 벌고, 지원금도 받고, 노트북도 사고, 심지어 집이랑도 가까우니 지출도 줄고.... 아... 진짜 만약에 됐었으면 정말 남는 장사임이 분명하네...(거기가 어떤 곳인지, 가서 무슨일을 하게 될 줄알고??)

사람들은 어떻게 노동도 하면서 자아실현까지 하는거지? 일하고 집에오면 뻗어서 누워만 있고 싶은데 어떻게 짬내서 1~2시간이라도 투자하며 사는거지? 주말은 주말이라서 또 늘어져있고 싶지 않나? 주말 중 하루를 투자하면서 본인 볼일들은 다 보고 사는거 정말 대단쓰... 근데 생각해보면 나도 20대에 그랬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퍼져있지...? 역시 나이탓인가 하기엔 어제 봤던 정자쌤을 봐라 이 자식아... 정말 나는 자아실현이 하고 싶긴 한건지 그냥 돈으로 움직여지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지원금도 받고 노트북 사려는 이유도 어찌됐건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서인데 노트북 살 돈은 지금도 있고 자아실현할 시간도 있으면서 왜 돈생각뿐이냐. 하긴... 지원금만 아니였으면 이런 고민, 망상같은거 할 필요도 없는데... 그러니까 그냥 지원해주면 되지 왜 조건을 걸어... 돈도 안 미루고 착실히 낼 수 있는데 이 무슨 노예계약이냐...이런 시부엉... 막차라서 간쫄리는구만 대우 좀 해조라...제발 (근데 아직 지원금 신청도 안했고 신청해도 될지 안될지도 모를 일) 막차지원금이 안되면 가을까지 일해서 노트북 사고 몇 달간 나에게 투자하면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울거 같고(안 됐는데 아쉬워서 어쩔거여?), 막차지원금 되면 몇 달만 좀 쉬었다가 알바라도 하면서 나에게 투자도하고 노트북도 사면 되는데 엄청 스트레스 받고 빡셀거 같다. 되도 걱정이고 안되면 겁나 서러울 거 같고... 돈은 갖고 싶고 일하긴 싫고...

이거슨 막차 지원금이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망상력이 만렙인 인간이 자기 뇌를 이렇게 혹사시키는 인증하는 글.... 이럴땐 내가 N인게 너무 시르다. 시발.. 그만 청승떨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근데 뭐먹지...??

 

'집순이관찰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22.06.16
정신을 차리자  (0) 2022.06.15
-  (0) 2022.06.13
폭주하는 트랜스 청년  (0) 2022.06.09
-  (0) 2022.06.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