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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알라고 했던가... 하지만 나를 이런 사람이야라고 단정하기엔 나도 모르는 내 자신이 존재하니 자신을 너무 재단하지 말라 했거늘... 그렇다면 나를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겠지만 내가 알던 내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의 나는 무한하니 너무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은 가시나무 바이브...) 알다가도 모를... 확실한건 나는 내향인임이 분명하다. 한동안 내성적인 내 성격에 열등감을 가지기도 했지만 내향인이라고 사회성이 없는게 아니라 사교적이지 못 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왠지모를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사교적인거..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더라. 사교적이면 사교적일수록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볼 건 절대 없다. 아... 난 왜 이렇게 사교적이지 못할까...나는 고독중독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성인애착유형의 전형적인 회피애착이다. 어떤 부분은 나를 너무 잘 알아서 더 답답하다. 이럴땐 모르는게 약이라는거 정말 맞는 말같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를 너무 좋아하는 것보다 심각성을 못 느낀다는 거다. 사실 사교적이고 싶지 않은데 사교적이어야 해서 짜증난다. 사교적이어야 하는 임무를 회피하고 있달까? 나를 알리기 위해서 왜 사교적이어야해? 나는 나를 알리고 싶지 않고 나를 알고 싶으면 나를 알고 싶은 사람이 알아서 하란말이야. 나는 그런거 못하고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아. 싫음 말든가?? 나 같은 사람은 사교적일 필요가 없을정도로 굉장히, 대단히, 엄청난 능력이 있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되고 말 인간인 것이다. 그렇다.. 나란 인간 장인,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답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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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루틴을 보내는 인간의 신체리듬은 다 비슷한가? 왜 내 시크릿 타임에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모여있는지 모를.. 영감이 와서 뛰어가면 4칸 중 꼭 2칸만 비어 있다. 한칸 띄어서 들어가고 싶은데 사람 마음은 다 똑같은지 바로 옆칸만 비여있다. 이럼 내 온전한 시크릿타임에 집중할 수가 없어 잠시 1보 후퇴한 후, 이쯤되면 가고 없겠지 해서 참았다 돌아가면 가까이 오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인양 가지각색의 우당탕탕 소리들에 화들짝 놀라벌임... 그렇게 그 사이 얄짤없는 내 영감은 사라지고 네... 오늘도 그렇게 임은 갔읍니다... 이럴때면 여자들에게만 건물 한층 전체가 시크릿 타임 장소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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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뜻밖의 여정이라는 윤여정님의 다큐예능?을 봤다. 거기 나온 윤여정 지인 컬렐션 중 한명인 정자 선생님 때문에 이 글을 쓴다. 68세에도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시는(미국이라서 가능할지도...), 몇일 전에 읽었던 책 제목처럼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였다. 직업은 애니매이션 무빙디렉터? 이신데 만화 캐릭터같은 사람이 만화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윤여정님에게 나이가 그렇게 많은데도 아직도 어린애같다며 야단을 맞으시고 그만 좀 물어보라고 혼낼 정도로 호기심이 많으며 본인이 하는일이 너무 좋아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할머니였다. 그리고 언니를 보면서 나도 꿈이 생겼다며 애니매이션감독이 되서 만화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말하는데, 이런 말하기 실례되지만 눈빛이 살아있었다. 중간에 약간 광고 같았지만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싶다며 같이 먹을꺼냐 천진하게 물으시고, 줄서가며 기다려야되는 맛집임에도 피곤한 기색없이 설레여하며 맛을 고르고, 주문을 기다리며 어린아이같이 장난을 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이 할머니를 한참 어린 내가 엄마미소로 쳐다보았다. 외면은 나이들지 몰라도 내면은 여전히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유지한 너무 이상한(좋은의미로) 할머니. 픽사 애니매이션 업에 칼할아버지 부인인 앨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검색해봤는데 넘나 존똑인것... 주말내내 이 귀여운 할머니땜에 정신을 못차렸넴. 아직 30대밖에 안됐는데 늙었다고 유세부린 내놈이 얼마나 오만하고 한심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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