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이 2권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책의 저자 모두 91년생이다. 두명 다 나름 유명인이고 일과 삶에 대한 본인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다. 다른 점은 한명은 여자고 한명은 남자인데 모르긴 몰라도 여자분은 T이고 남자분은 F일것 같다. 두권 다 또래의 이야기라 공감대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술술 읽었다. 내가 여자고 T라서 그런지 여자 저자분의 이야기가 더 간결하고 임팩트있게 다가왔지만 남자 저자분도 진로나 적성부분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있고, 책을 풀어내는 방식이 감성적이라 나름 와닿는 것들이 많았다. 이 두권의 책으로 최근에 했던 고민이 어느정도 정리되어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나는 인간관계가 좁다. 인맥도 없고 친구도 없다. 극 내향인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단체생활이 너무 싫어서 학교가는 게 좋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학교 수련회, 여행 같은 행사가 있으면 남들은 설레서 잠을 못 잤다는데 나는 가고 싶지 않아서 잠을 못잤다. 늘 혼자가 편했고 익숙했기 때문에 커서도 혼자가 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흔히들 말하는 자발적 아싸. 내가 이 구역의 본투비 자발적 아싸였다. 학교를 나와서도 단체 생활은 여전히 힘들었다. 나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내가 사회성이 부족하나? 맞다. 나에게 문제가 있을수도 있고 사회성이 부족한걸지도... 하지만 나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같지는 않았기에 사회 속에 내 모습이 회사나 단체에 속한 그림은 아닐수도 있겠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이라도 흔들릴 때가 있으며, 나도 어쩌지 못할 매서운 바람이 불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꺾일정도로 더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바람을 막아주진 못해도 옆에서 같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동지라도 있다면 좋을텐데 나만 이러나 싶어, 이게 다 사교적이지 못한 내탓이오 인복이 없는 사주를 탓했다. 어차피 인생은 준내 혼자라며 울면서 휘청거렸는데 책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저 멀리 어딘가에 또래의 랜선동지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는 모습을 알게되어 그나마 유쾌하게 휘청댈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에 나온 비유처럼 흙파먹다 현타 올때 옆에서 같이 흙파먹고 있는 동지를 보고 힘내서 열심히 또 흙파먹었다는 부분이 나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에필로그에 나온 문구가 괜히 인상깊어 계속 되내이게 된다. 독립의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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