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순이관찰일지

4월이 집순이에게 미치는 영향

by Dabong 2022. 4. 4.

- 앞으로 6월까지 두달. 그 동안 나는 무얼 할수 있을까. 점점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향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하루하루다. 지난 2년간 공식적 은둔생활이 종결되어가는게 영 시원섭섭하구먼... 4월이 됐다고 이렇게 벛꽃이 필일인가(당연한 소리...) 벚꽃은 죄가 없지만 삼삼오오 꽃구경하러 나오는 인파와 흐드러지게 휘날리는 벚꽃잎들이 나를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는구나 ㄷㄷㄷ하고말이다. 사람들이 마스크만 썼을뿐 이제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할수가 없는 일상이라 나도 뭔가 해야만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 이 와중에 아직도 코로나에서 살아남아 있는 1인으로 걸릴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이 너무 의미없어 보이나 싶고 그럽디다? 몸이라도 혹사시키면 잡생각이 없어지니 그 동안 코로나로 찐 살이나 뺄겸 운동이나 해볼까 싶은데 그나마 나에게 잘 맞던 운동이 수영이라 망설여진다. 수영 안한지 4년이나 됐고 그 사이 코로나도 있었고, 안한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영의 최대단점은 특정장소에 구애를 받고 외이도염과 허리통증을 동반하며 거기에 결정적 이유는 친목질과 강사의 역량이다. 한마디로 건강해보려고 했다가 돈내고 스트레스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 원래도 운동은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데 내가 나에게 받을 고통 이외에 다른 고통까지 더 받아가며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말이올시다. 갑자기 수모 강매당한 기억과 뇌물비 삥뜯겼던 과거가 떠오르네... 점점 날이 풀리면서 수영시즌이 다가오니 사람이 더 모일껄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져벌여... 일단 이번주 지나고 다음주 카드값 갱신되고 생각해보도록 하자.

- 방안 가구배치에 대해 고민중이다. 나도 내가 자매님과 다 크고 방을 같이 쓰게 될 날이 10년이 될줄 몰랐읍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더 일찍 가구배치에 대해 생각해보는건데 말이지요... 바로 2단 슬라이딩 침대. 윗글에서의 심정대로 엔데믹과 4월의 콜라보가 여간 사람을 불안하게 만듭디다? 방구조라도 바꿔보면 뭐라도 달라질 것같은 느낌적인 느낌. 방안에 책상을 방문 옆 벽으로 붙이고 2단 침대 프레임을 원래 있던 침대 창가쪽 벽에 두면 책상과 침대 사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단점은 잘때마다 1단 하부장 침대를 계속 펼쳐줘야하는 것이겠지. 근데 이렇게 하면 매일 방에 들어가서 누울 생각을 덜 할것 같아 생활패턴에 변화가 생기니 오히려 좋을것 같기도? 확보한 공간에서 요가매트깔고 스트레칭도 할 수 있고 몰래 배달 음식 먹을때도 비좁은 책상에 자매님과 찌부되서 안 먹어도 되니 장점이 더 많은 느낌이다. 그냥 우스개 소리로 한 말을 자매님이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여서 주말내내 침대프레임 얘기만 했는데 사실 나도 마음은 바꾸고 싶지만 귀찮음이 마음을 이겨버린다. 원래 있던 10년도 더 된 싱글침대 프레임 버리는것도 집주인들의 못버리는 정신병때문에 몇날 몇일 투쟁하여 버리고 매트리스만 남겨둔건데 또 다시 산다는 프레임이 2단침대 프레임이니 또 얼마나 본인들의 정신병을 여기저기 설파하고 다닐까 넘나 골아픈 것. 버리는거야 분리해서 버리기만 하면 되지만 가구를 들여서 설치하고 배치하는 것은 더 신경쓸 일이 많다. 게다가 힘을 써야 되는 일이니 집주인의 도움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네. 이럴땐 진짜 자매가 형제가 되고싶은 심정이다. 투쟁으로 얻을 가구배치 부디 더 더워질 여름 전에는 끝내고 싶은데 이번 달 안에 후다닥닥 해버릴까보다.

- 한동안 내성발톱에 신경을 안쓰고 살다 머지않아 샌들을 신을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 불현듯 자기 전 발을 반대 무릎에 올려두고 허리를 숙였다. 내 오른쪽 엄지 발톱은 지금의 엄지손톱만한 면적의 분홍색 부분과 분홍색 위로 길러지는 하얀 발톱이 반으로 각각 1/2씩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피부과에서 더 이상 이 발톱이 정상적으로 자라기는 힘들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포기하며 산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불행한건 발톱 양옆이 가로줄이 생기며 두꺼워지기 시작했고 피부에 붙어 자라는 발톱면적이 적어지자 깎아 내야될 흰 발톱 중앙부위가 뜨면서 양옆이 말려들어가는 내성발톱이 된것이다. 한마디로 내 발톱은 속빈 강정이다. 불치병임을 인정했고 내성발톱이라도 없애보려 꾸준히 발톱을 기르고 있는데 당연히 피부에 붙어 자라지 않는 발톱은 갈아낼수록 부서지기 쉬워져 길어지기도 전에 부러지고 만다. 이런 악순환이 벌써 몇년째이고 여름이 될때마다 이 발톱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변태처럼 유투브에 내성발톱 치료과정 영상만 보며 정신승리하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냉큼 집 근처 네일 샵을 예약해서 상담을 받았다. 내 발을 본 네일샵 직원은 깊은 탄식과 함께 조곤조곤하고 정성스런 말로 발톱성장장애라는 호칭을 붙여주셨다. 하... 내 발톱은 가망이 없다는 의사 말에 이어 이제는 장애라는 말까지 듣게되는구나! 그럼에도 네일샵 직원은 피부에 붙어 자라는 분홍면적 발톱은 단단한 팁을 붙여 조금이라도 펴지게 시도?라는 것을 해보겠다며 꾸준히, 장기적으로, 멀리 라는 말을 재차 강조하고 회당 십만원이 넘는 금액을 부르심. 물론 몇회를 진행할지 장담 할 수 없음.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주섬주섬 양말을 신고 신발도 신고 집으로 돌아왔다. 발톱성장장애는 몇급 장애일지 매우 궁금하다.


4월의 잔혹함



'집순이관찰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0) 2022.04.07
포맷이 안되면 롤백  (0) 2022.04.05
자기세뇌  (0) 2022.03.25
-  (0) 2022.03.18
오소리파워  (0) 2022.03.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