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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by Dabong 2022. 4. 7.

매일 블로그에 뭐라도 써보려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오늘은 도무지 무얼 써야하나 생각에 잠기다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졸음을 떨쳐내려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있는데 재미난 글을 하나 읽었다.

 

https://www.khan.co.kr/print.html?art_id=2018092119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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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정치사상 밥을 먹다가 주변 사람을 긴장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식을 한가득 입에 물고서 소리 내어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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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뻘하게 터져서 참느라 혼났다. 마지막 칼럼은 무엇인가까지 완벽한 기승전결.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신다. 저 애쓰지 않는 유머와 위트있고 개성있는 필력이 이런게 재능이란 거구나 싶다. 저 은은하고 담담하게 돌아있는 증명사진이 넘나 강렬해서 교수님을 검색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책도 여러권 집필하셨는데 그 중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책도 있다.ㅋㅋ 제목에서부터 바이브가 느껴진다. 최근에 집필한 책은 작년 11월에 출간됐는데 베스트셀러마크가 찍혀있고 정치에 관한 책이라 흥미롭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은 오늘 도서관가서 대출해야겠다.

 

 

초반에 블로그를 개설한건 한 동안 블로그 수익창출 열풍이 불었고 오? 나도 한번? 하는 마음에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싸이월드 시절부터 투데이 수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는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익창출이라함은 본디 어그로든 뭐든 방문자수, 조회수를 늘려야 돈을 버는데 나는 그런 재능은 없었던 게다. 트랜드를 따라가고 최신정보를 알아내서 최대한 빠르게 업로드해야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게 보편적이고 제일 정석이지만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은지... 처음엔 열심히 했었던 것도 같다. 편의점 신상이나 음료, 영화 등 후기글 위주로 쓰다가 작년 최대 이슈인 잔여백신 후기글이 제일 많은 조회수를 얻었다. 사실 그렇게 많은사람이 본것도 아니였지만 내 기준 너무 많은 방문자 수여서 당황스러웠다. 정보에 관한 글이기도 했지만 그냥 내 일기 수준으로 쓴글이었고 누가 볼것을 감안하고 썼지만 속으로 이걸 누가 봐? 하면서 주절주절 쓴건데 그렇게 쓰면 현타가 덜 와서 좋았다. 

 

그 후론 수익창출이고 나발이고 그냥 내 맘대로 나불거리는 대나무 숲이 되버렸는데 이렇게 하니까 그래도 꾸준히 2~3일에 1~2번 정도 글을 쓰게 됐다. 글을 쓰면서도 혹시 누가 볼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검열을 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오래가지 않게 됐다. 이걸 누가 봐? 나나 보지ㅋㅋㅋ 나만 볼거야 하는 마음으로 쓴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폰메모장에 기록해뒀는데 어제 그리는 행위에 대한 고찰과 시작의 두려움을 어느정도 극복하게 됐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 앞에 크고 두텁고 단단한 장벽에 가로막힌 느낌이 들때면 책에서 읽었던 문장을 되새기기로 했다. '쓰레기를 만들겠어!!' '내가 이걸 잘 해야 해?' '너무 재밌어! 늘 새로워! 짜릿해!' 그리고 오늘. 존재 규정을 위협할 만한 근본적인 문장 추가. ~이란 무엇인가. 본질을 파악함으로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문장이다.

 

시작이 두려울땐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을땐 잘 그리는것이란 무엇인가. 글이 안 써질땐 글쓰기란 무엇인가. 점심메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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