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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불안의 기록

by Dabong 2022. 9. 14.

 스터디가 끝나고 그림을 안 그린지 보름이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보름이 지나니 새삼스레 뭘 해볼까 생각하게 된다. 그 동안 스터디를 하면서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이 뜸해졌는데 어제 오랜만에 글을 쓰다가 게시글이 150개가 넘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저 150개의 글 중 8할은 헛소리임이 분명하다. 진짜 대나무 숲에선 시~원하게 한번 지껄이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이 블로그 대나무숲은 기록이 된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이런 형식의 글은 일종의 감정해소창구 같아서 와랄라 쏟아내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리게 되기 때문에 내가 뭘 썼는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도 그럴게 자기 토사물에 뭐가 있는지 일일히 확인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게시글 갯수만큼 놀라웠던 건 이 블로그가 개설된지 1년이 넘었다는 것이다. 허허 이곳이 바로 1년 넘게 봉인된 개소리 기록관이네. 문득 내가 어떤 개소리를 해댔는지 궁금해졌다. 

 

 페이지만 무려 40페이지가 넘는데 작년까지 쓴 글은 원래 정보성 블로그 목적대로 쓴 글이라 내가 쓴게 맞나 긴가민가할 정도로 남의 글처럼 느껴졌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해시태그도 달지않고 내 쪼?대로 두드려댄 헛소리 글들은 신기하게도 술술 읽힌다. 그런데 보다보니 내용에 패턴이 있다. 대부분 불안, 두려움에 대한 글이고 그 불안과 두려움에서 빠지지않는 주제는 돈 이었다. 8할의 개소리에 거의 6할은 돈 얘기란 말. 돈을 많이 써서 불안하고 돈이 없어서 불안하고 앞으로 쓸 돈 때문에 불안한...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돈에서 시작해 돈으로 불안감을 느낀다는 거다. 거기에 대자연 시기까지 맞물리면 불난 집에 기름붙는 격으로 더 불안해진다. 보는 내내 참나.. 허구헌 날 돈 걱정밖에 안하네... 또 돈 얘기...어휴 지긋지긋하다 하면서도 틀린말은 아니니 달리 지겹다는 말 말곤 할말이 없다. 어떻게 돈 생각을 안 하고 살 수 있지?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전에 글에서도 썼지만 집구석이 맨날 돈돈거려서 이 모양이라는 거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엄마 처럼 살기 싫다면서 결혼만 안했지 엄마처럼 사는거랑 다를게 뭐냐... 근데 왜 자매님이랑 엄마 아들은 나랑 달라? 나만 이러는거 같아서 너무 화가 난다. 

 

결국은 또 돈>불안>울화의 패턴으로 이 글을 끝내는구나. 나도 대가리 꽃밭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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