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순이관찰일지/2021~2024

-

by Dabong 2022. 7. 27.


#
오늘따라 이상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누워서 잠만 퍼질러 자고 싶은 생각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몸이 이러니 정신도 괜시리 부정적인 사고를 하게된다. 다 부질없는거 같고, 답도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쓸데없는 걱정거리들이 스멀스멀 올라와 멍때리고 있기를 몇시간... 순간적으로 내가 왜 이러나 싶어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의 내 상태를 체크해본다. 먹는게 귀찮아 끼니를 대충 해결했고 원래 아침을 챙겨먹지 않으니 지금까지 공복시간이 무려 17시간이나 되었다. 배고픈데 배고프지 않는 정신상태라지만 몸은 무지하게 배고파하고 있다. 잠은 충분히 잤는가? 지난 3일동안 새벽 2시가 넘어 잤으니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이 안된다. 그리고 완치되지 않은 인후염때문에 기관지가 여전히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생리주기를 살펴본다. 다음주나 다다음주쯤으로 지금은 9일 전이다. 음... 정신이 피폐해질땐 몸상태를 체크해보라. 사실 그리 안좋은 상태도 아니지만 그리 좋은 상태도 아니다. 오늘 점심은 돈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걸 나에게 먹여줘야겠다. 숙제도 미리 끝내놓고 무조건 12시에 잠에 들어야지. 집 가는 길에 달달한 음료도 사서 당충전하며 가야겠다. 날이 많이 덥지 않아 다행이다.

#
어제 오랜만에 도서관을 갔다. 갈 계획은 없었지만 충동적으로 가버렸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빌리고 싶은 책은 이미 대출중이라 빌릴수가 없었다. 목적없이 도서관에 와버렸지만 아무 생각없이 끌리는 책을 빌릴때 울림이 가장 크다. 어제 그 책이 그랬다. 12주 드로잉책이었는데 사실 드로잉 실기 책에 가까워서 읽을 거리는 없었으나 20년 넘게 그림을 가르친 저자의 한 문구에 책을 빌렸다. 그림을 잘 그리려면 잘 그리지 말아야하며 그림을 오래 그리고 싶으면 자기 그림을 좋아하면 된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잘 그리려고 하면 그림이 좋아지지 않는다. 사람 마음이란게 무언가를 꾸준히 좋아할수가 있는 것일까? 하물며 연애의 유통기한도 최대 2년이라하는데 내 그림을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불같이 뜨거운 애정도, 한순간에 싹 식어버릴 냉철한 마음도 없이 그저 할머니가 손주 바라보는 눈빛처럼 따뜻하게 바라봐주면 그게 변치않는 좋아함일까? 음... 할미와 손주... 조금 복잡했던 마음이 잔잔해지는 기분이다. 더 막 해버려야지 하는 자신감이 붙는다. 짜란다 짜란다!! 박수쳐주고 싶어진다.

'집순이관찰일지 > 2021~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어켓은 오늘도 속고...  (0) 2022.08.04
*  (0) 2022.07.28
-  (0) 2022.07.26
-  (0) 2022.07.20
-  (0) 2022.07.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