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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배움의 재미

by Dabong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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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월요일부터 온라인 일러스트 수업을 듣고 있다. 인체드로잉, 크로키는 입시때 많이 해서 큰 실루엣이나 비율, 구도 잡는건 다 할수 있지만 해부학적으로 근육이나 뼈대에 대해선 자세히 모른다. 사람에 관심이 없어서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러니 그리고 싶지도 않았었으나 지금은 좀 다르다. 여전히 사람에 관심은 없지만 변태가 되기 전과 후의 차이 랄까..?ㅎㅎㅎ 어제 근육에 대한 강의를 듣는데.. 뭐지? 왜 재밌지?? 삼각근, 대흉근, 광배근... 외우려고 한것도 아닌데 이미 머리속에 들어가있넴.. 나이들면 머리가 나빠지는거 아니였나?? 어제 배운 근육중 제일은 외복사근, 전거근이다.. 말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하니까 또... (새어나오는 미소..) 소위 말하는 빨래판 근육. 복근의 본 명칭은 복직근이고 사실 복근은 너무 흔하게 보던거라 감흥이 없었는데 복직근 옆, 옆구리에 갈라지는 근육이 있다는 사실. 나는 여지껏 그 갈라지는 부위가 폭립같은 갈비뼈인줄 알았건만 그것은 외복사근이라는 근육이었던 것이고 그 근육과 굴비처럼 엮여서 더 졸여진 너낌의 펌핑된 근육이 전거근이란 말이올시다... 훠우~ 너무 재밌어!! 전거는 톱니바퀴처럼 엮여진 의미의 한자인데 넘나 멋들어진 이름인 것 같다. 그리고 외복사근과 전거근 뒤로 등판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배근이 등장하여 두툼한 몸통이 완성되는 것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하의 속옷 밴드에 위에 드러나는 뼈를 치골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치골이 아니고 걍 골반뼈이며 치골은 사타구이 안쪽 뼈라고 한답디다? 치골은 갱장히 노골적인 뼈였고요?? 어디가서 함부로 치골이 예쁘다고하면 철컹철컹되는거여... (적다보니 너무 덕후같네... 갑자기 벅차올라 벌였어..)

몸을 움직일때 드러나는, 보이진 않지만 아주 중요한 쓰임새를 가진 디테일한 근육들도 배웠으나 네... 그것들은 차차 외워나가겠습니다. 1시간 반정도 강의였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다. 강사선생님도 얼굴을 보진 않았지만 매우 신뢰가 가고 포인트만 쏙쏙 알려주는 것이 완조니 내 서타일이다. 아직 4강까지밖에 안들었는데 오늘은 5강 얼굴, 머리스타일... 대갈치기를 배울 예정. 불금에 딱 어울리는 수업이넴. 뒤로 갈수록 여러가지 포즈에 옷도 입히고 배경과 상황에 맞는 인물그리기, 모작, 창작도 하는거 같은데 기대된다. 부디 이 도파민상태가 여름철 귀차니즘과 게으름 세포에 지배당하지 않길 바란다. 당연히 어렵고 잘 안되서 답답할지라도 그것마저 재밌다고 여길수 있길... 오늘은 도서관에서 해부학 책을 빌려야겠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배움의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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