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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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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ong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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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6월 중순엔 장마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엔 좀 이른 더위로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비오는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지난 주말 하루 비가 쏟아지고 그 후론 날이 흐려서 더위가 좀 누그러졌는데 이번엔 누그러지다 못해 약간 쌀쌀하다. 저번주까지만해도 최고기온이 28도더니 지금은 20~22도를 왔다갔다하다니... 무튼 서늘한 기온때문에 손발이 시렵기까지해서 세탁하고 넣어두려했던 긴팔을 다시 입고있다. 기분이 좋은데 기분이 좋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다. 이대로 9월이 되면 좋겠지만 비도 오고 태풍도 오고 폭염과 열대야도 경험해야하는 순리를 거스를순 없는 것이지. 잠깐의 이 가을기온을 만끽하고 부디 이번 여름도 무사히 잘보내서 진짜 가을을 맞이하고 싶다. (아직 오지도 않은 여름을 보낼준비부터 하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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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너무 많은 정보를 파악해버리면 시작을 할수 없다고 했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차원에서 알게 되는 정보들은 강같지만 그 선을 넘어버리는 순간 그 일의 흥미까지도 잃을 수 있다. 매사에 30%정도만 알고 시작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70%을 넘기지 말라는 글을 어딘가에서 본것같은데 오늘 잠깐 한눈파는 사이 70%를 간당간당하게 넘길 정도의 정보를 파악해버렸다. 아... 정말이지 우리는 너무나 손쉽게, 의식조차 못할 만큼 광할한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잠깐의 sns 피드를 봤을 뿐인데, 간단한 검색만 했을 뿐인데 알고싶지 않은 정보까지도 알게되버린다. 나는 이 짧은 시간에 드로잉이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광활한 정보의 파도에 휩쓸려 고수들의 포트폴리오까지 보게 되었으니... 잠깐의 현자타임을 갖고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려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다. 음... 너무 과식해서 체하게 되면 괴롭겠지만 아예 먹어버린것을 게워내버리는게 오히려 좋은 처방법일 수 있다. 장기를 말끔히 비워내야 다음 음식을 조심해서 먹고 충분히 맛을 음미할 수도 있을테니까. 내 머리는 너무 광범위한 정보로 탈이 나있다. 어떻게 이 정보를 비워내야 할까...귀요미와 최애를 이용해서 이 정보들을 밀어내 버려야겠다. 정말 유쾌 상쾌 통쾌 만병통치 소화제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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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어딘가에서 들어봤거나, 무슨 말인지 맥락으로 이해는 하지만 정확한 뜻은 알지 못하는 그런 단어들. 이게 어휘력과도 연관이 되어있어 대화하다 막히면 분명 한국인인데 외국인에 빙의해 유노왓암생을 남발하게 된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관계 속에서 점점 말수는 줄어들고 단어는 생각이 안나서 유남생만 나불거리다보면 내가 원시인이 된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거의 뭐 가슴과 가슴으로 눈빛과 눈빛으로 알수있는 초자연적 커넥팅!! 그래서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그냥 넘기지 않고 메모해서 뜻을 알아보기로 했다. 오늘로 벌써 20개가 넘어가고 있는데 그 동안 말을 어떻게 하고 살았던건지 지난날의 나를 회개하게 된다. 가끔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나이와 외모에 맞지않는 어휘를 구사하는 사람을 볼때가 있는데 혹시라도 다른 누군가가 나를 보고 내가 느꼈던 그 기분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참 아찔했다. 단순히 의미나 의사전달만 잘되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엔 내가 먹은 나이가 너무 많다. 외국에 나가 살아본적도 없는데 나이 먹고 이렇게 0개국어가 되나보다. 뭐 스피치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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