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진앨범을 보다
작년 이 맘때쯤 대갈장군인지 공준지 알수없는 미스테리 고영씨와의 추억이 생각나 기록으로 남겨본다.
하... 그때 참 난감했지....
한낮 집근처 산책로를 걸어가다 편의점을 들리려 도로 건너 신호등에 다 와갈 즈음이었다.
2시정도의 인적이 드문 한적한 인도였는데 화단 사이길을 따라 새하얀 솜뭉탱이가 스멀스멀 움직이는것이다.
시력이 안좋았던 나는 저게 뭔가 싶어 유심히 보았고 하얀 솜뭉탱이는 내 왼쪽 다리 옆으로 유유히 스쳐지나갔다.
기저귀를 찬 파란눈의 하얀 터키시앙고라 고영씨였다.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고영씨와 나뿐이었고 고영씨는 나를 의식도 하지 않은채 지나갔다.
인적드문 길가에 기저귀 찬 품종묘라니... 분명 주인있는 고영씨인데 왜 혼자 나와 있지...
hoxy.... 유기묘?....
오지라퍼 인간은 그렇게 고영씨 뒤 꽁무니를 졸졸 쫒아갔고
나를 의식한 고영씨는 걷다가 멈춰서 길가에 앉아버렸다.
실례합니다?? 어디서 오신 고영씨시죠??
잠깐 이름이라도 알수 있을까요??...
고영씨 목걸이에 묘적사항이 있나 확인할 겸 앉았는데
고영씨가 내 무릎에 대구리를 막 부비부비하며 플러팅 시전...
으아니..... 왜 이렇게 경계심이 없으세요??
아니... 제가 만지려고 하는게 아니고 목걸이 좀 보고 싶은데... 저기 고영씨...
어? 어... 어디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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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영씨... 그러지 말고.. 저기... 묘적사항 확인만 하면 안될까요....ㅠㅠ
그렇게 주인이 근처 어딘가에 있는거 아닌가 조마조마하며 한참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는데
고영씨는 옆 건물 주차장 화단에서 땅굴을 파고, 날라다니는 초파리와 눈싸움을 하고,
떨어진 나뭇잎을 냥냥펀치로 혼구녕을 내주더니 한참을 배회하는것이 아님??
사진이라도 찍어놔야 할 것 같아 앉으면 또 가까이 와서 무릎에 대구리를 부비부비하고...
아.. 정말 미쳐버려...ㅠㅠㅠ
하지만 묘상권에 민감한 고영씨라 절대 얼굴을 안보여줌...
그나마 잘 나온 사진하나 찍었다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고영씨 왔던길을 되돌아 걸어가는 것....
아... 또 어디가... 어떻게 하지.. 아... 저기요 어디가시는 거에요...
졸졸졸 쫒아가다 보니 고영씨가 한 건물 입구로 쏙 들어가 버렸고 거기에 어떤 여자분이 계시길래
방금 들어간 고영씨 여기 고영씨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는것이다.
알고 봤더니 동물병원 고영씨였고 혼자 산책갔다 오는것이라고...
휴.... 어찌됐건 주인이 있던 고영씨라 다행....
고영씨의 안전?을 확인하고 친구와 카톡을 주고 받았는데 친구도 어이없는듯ㅋㅋㅋ
미안했고 행복하길 대갈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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