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해... 대만 펑리수

18. 2월 연말, 연초에 미친듯이 몰려왔던 우울감 때문에
간헐적 이방인이되고자 바리바리 짐을 싸 혼자 대만을 갔었다.
온전한 혼자가 되어 딱 일주일정도만 도망갔다 오면 그래도 잠시 우울감이 잊혀지긴 했더랬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도피라는 걸 안다.
그래서 어느정돈 익숙하지만 너무 낮설거나 먼 곳은 가고싶지 않았다.
일본, 중국은 그냥 여러가지 이유로 가고싶지 않고,
홍콩도 좋은 기억이 없어 앞으로도 갈일은 없을것이며 이제는 못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조건이 충족되는 곳이 대만.
딱히 너무 좋아서 꼭 가야하는 곳은 아니지만 가끔씩 생각나고 시간만 되면 언제든 갈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2년동안 4번이나 갔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갔던 5번째 대만이 20. 1월.
여러번 갔다면 갔다고 볼수 있는데 저 5번동안 관광지는 가지도 않았고 기념품도 사지 않았다.
그냥 내가 가고 싶은곳, 사고 싶은것을 샀는데 워낙 물욕이 없어 사실 살것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그 중에 기념품이면서 살 만한 것이 펑리수!!
정말 대만만 가면 다른거 다 필요없고 펑리수만 한바가지 사가지고 왔었넴...



다들 대만여행에서 사오는 펑리수는 몇개 정해져있던데(썬메리, 수신방, 치아더...)
나는 더 많고 다양한 펑리수를 먹고싶었다....
왜냐면

펑리수에 진심이니까!!!





여기저기 검색해보고 심사숙고 끝에 끌리는대로 저장해 놓은 펑리수 가게 리스트가 있었는데
일정상 간 곳도 있고 못 간 곳도 있었다.
펑리수는 전통과자라서 화과자전문점에서 파는 펑리수가 있고
개인 빵집에서 만드는 펑리수가 있는데 빵집에서 파는 펑리수는 사실 큰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빵집에서 파는 펑리수는 펑리수보다 빵이 메인인거 같아서 빵에 더 눈길이 가는게 내 개인적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곳은 맛있겠지 뭐...
근데 펑리수 사러 갔다가 펑리수는 안사고 빵에 홀려서 빵만 사서 나올듯....


펑리수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먹었을때 나만의 맛의 기준이 있다
1. 소로 들어가는 파인애플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2. 다른 첨가물이 있는지
3. 겉을 싸는 피의 식감이 어떤지 (버터양에 따라 달라지는 식감)
4. 펑리수의 두께와 모양
5. 포장이 잘 되고 예쁜지??

나는 물고구마보단 밤고구마파라서 퍽퍽하고 목이 콱! 막히는 옹골진? 식감을 좋아한다.
그래서 펑리수도 거의 100% 가까운 파인애플 과육이 씹히고 꾸덕한 식감이 좋고,
뭔가 잼 시럽같은 인공적 단맛이 나는건 별로다. 오히려 파인애플 특유의 신맛이 좀 나는게 더 좋더라.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대만에 펑리수사러 다시 가고싶은데
그때를 기약하며 펑리수 리스트를 써놓고 구글로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펑리수 가게 리스트 (in타이베이)
게레겟겟
타이베이리치, 복전일방, 써니힐

낫 게레겟겟
지우쩐난(구진남), 일번옥, 이지셩 초코펑리수





1. 타이베이리치_TAIPEI LEECHI

https://goo.gl/maps/XUfPr36KnBje19Jf9

Taipei Leechi · No. 67號, Section 2, Chang'an E R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4

여기는 화과자 전문점이라 펑리수 말고 다른 화과자도 파는데 다음에 가면 다른것도 사보고싶다.
펑리수도 종류가 다양하다. 크랜베리, 오렌지?, 계란노른자, 등등 있었던 듯...
엄청 고~오급지고 규모도 크다. 가게나 패키지나 시뻘겋고 금칠 처발처발해서 부내가 장난아니다.
낱개로도 판매하는데 가격대는 대략 오리지널 한개 한화로 1400원?
세트로 사면 더 저렴한데 20피스 대만돈 500이었다.
지점이 이곳 하나뿐이라서 재수없으면 줄서서 사야한다. 한국사람 거의없고 현지인이나 일본인이 많음.
그래서 한국어 안내는 없었고 쪽본어랑 대만어로만 안내되어있다.
그래도 치아더보다는 사람이 많은편은 아니었다.
치아더는 까르푸에서 사면되니까...! 이건 여기서 밖에 못산다고...







2. 복전일방_ 福田一方鳳梨酥

https://goo.gl/maps/VLkMdPMxryouzMgLA

福田一方鳳梨酥 · No. 71-1號, Section 2, Chongqing N Rd, Dato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추억돋아서 기록용으로 남기는거지만 여기 너무 안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존맛탱....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크랜베리, 녹차, 초코 있음.
한개 한화로 1000원 정도.
여기도 지점없이 이곳 하나뿐이다.
화과자점은 아니고 개인과자점인데 펑리수만 판다. 찐 맛집은 메뉴 하나로 승부하는 법....
규모는 작은데 시스템은 잘 갖춰져있다. 그리고 관광객을 타겟으로 잡고 장사하시는 듯.
쪽본어, 한국어, 영어 다 있다.
내가 갔을땐 한국인 못봤는데 사장님한테 죄송하지만 나만 알고 싶어요....
진짜 마지막 대만에서 이 집가서 펑리수 산게 제일 잘한일!!
너무 맛있어서 또 생각나네 진짜....ㅜㅠ
코로나 끝나고도 계속 장사하시고 계시길 바랍니다... 돈쭐내주고 싶어요....
고~오급 펑리수 먹을래 이거 먹을래 하면 아묻따 이거 먹을거임!!




3. 써니힐

https://goo.gl/maps/sRUYcDZh6kfqk1Jq9

써니힐 · 105 대만 Taipei City, Songshan District, Alley 4, Lane 36, Section 5, Minsheng E Rd, 1號1樓

여기는 워낙 홍보도 잘 되있고 방송출연도 했고 포스팅도 많이 되있는 곳이라
모르는 사람 없을듯하다. 그 만큼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곳이다.
전통과자를 요즘과자처럼 트랜디하게 잘 마케팅한 곳인데 그 점이 맘에 들어서
대만 갈때마다 들렀었다. 하지만 이제 안갈듯 싶다...
쪽본이 좋아할 필이란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쪽본과 각별한 곳일줄은.....
쪽본산 밀가루를 쓴다고 한다....엄청난 배신감... 네... 멀리 안나갑니다.
앞으로 갈일 없고 절대 안갈껀데 혹여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박제로 적어봄...







나머지 낫 게레겟겟은 진짜 코로나 새끼 죽어버리면 꼭 가고 싶다...



4. 지우쩐난_JIU ZHEN NAN(구진남)

https://goo.gl/maps/TkSEmNGGDGwGfymP7

Jiu Zhen Nan Regent Galleria Store · 104 대만 Taipei City, Zhongshan District, Lane 39, Section 2, Zhongshan N Rd, 3號, Rege

못 가본 곳인데 대충 검색해본 결과 한국어로 구진남 베이커리라고 부르더라.
베이커리라고 하는데 빵보단 화과자점에 가깝고 1890년에 오픈한 오래된 가게임.
타이베이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어서 지점이 4군데 정도 되고 링크는 백화점 매장이 아닌 상점 주소 링크.
여기도 엄청 고~오급지고 시뻘겋고 골드골드한데 타이베이 리치보단 약하다.
사진으로 봤는데 무슨 펑리수가 금괴처럼 상자에 담겨있다 ㄷㄷㄷ
가격도 타이베이 리치와 비슷해서 저렴하진 않다.
맛있다고 하니 궁금해서 하나 사보고 싶긴함...
다른 화과자도 맛나 보임.




5. 일번옥_一番屋

https://g.page/Ichiban-Taipei?share

https://www.google.com/maps/place/%E4%B8%80%E7%95%AA%E5%B1%8B/@25.0544454,121.522523,17z/data=!3m1!4b1!4m13!1m7!3m6!1s0x3442a968637c1f8b:0xfc0a7a0d0379b2e4!2z5LiA55Wq5bGL!8m2!3d25.0544477!4d121.5247121!10e1!3m4!1s0x3442a968637c1f8b:0xfc0a7a0d0379b2e4!8m2!3d25.0544477!4d121.5247121?hl=ko

Google 지도

왜 공유링크가 안걸리지?? 주소 복사해서 넣음..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고 여기는 화과자점은 아니고 찻집이다.
차가 메인이고 펑리수 외에 건강식품?? 같은 것들을 판매한다. (반건조, 건조식품 퓨레, 소스등등)
좀 특이하긴 한데 이상하게 끌린다.
펑리수맛도 여러개다 녹차, 크랜베리, 아몬드? 이렇게 있는듯?
가서 차도 시음해보고 찻잎도 사보고 싶은데
갈수 있을런지 모르겠네... 패키지도 귀엽고 예쁘다.
관광객 없고 현지인과 쪽본인들이 여길 잘 온댄다... 아... 쪽본... 진짜 좋은건 알아가지고...
규모 작고 아담하며 좀 오래된 곳인건지 허름한 맛?이있음.
부디 망하지 말고 계속 영업하고 계시길...




6. 이지셩베이커리_ 초코펑리수

주소는 따로 안걸음... 왜냐 프랜차이즈라 지점도 많고 워낙 유명해서 포스팅도 많음.
특정 지점을 링크 안걸어도 어딜가든 볼수 있음.
써니힐처럼 잘 갖춰진곳인데 차이점이 있다면 여긴 진짜 빵집임. 베이커리.
펑리수만큼이나 유명한 누가 크래커도 파는데
나는 다 필요없고 초코펑리수 너무 사먹어 보고 싶다.
펑리수 피가 초코인게 아니라 오리지널 펑리수에 초콜릿이 커버되어있댄다.
흡... 너무 맛있겠는걸??
근데 지점이 그렇게나 많은데 못먹어봤다... 넘나 아쉬운것..
개인매장이 아니니 없어질 일은 없겠고
부디 초코 펑리수 내가 갈수 있을때까지 계속 판매만 해주시길....








펑리수 가게 정리한다고 구글맵 켜니 간접대만투어 갔다온 기분이다....
너무 긴 추억열차를 타버렸네....
다음엔 구글맵으로 언제 갈지 모를 모녀 대만여행 일정이라도 짜봐야겠다.
구글맵 재밌군... 시간가는 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