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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악마를 쫒아내자.

by Dabong 2022. 8. 25.

 이틀동안 방탕?한 시간을 보냈더니 그 시간에 연쇄적으로 나를 옭아맸던 부정적 사고들을 중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게 목표였던 크로키 스터디도 이제 얼마 안남았는데 이번 한번만 빠지지 뭐 했었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춰서 결석은 하지 않았다. 결석은 안돼! 대충이라도 해서 올리자! 아니? 대충할꺼면 하지말고 그냥 빠져! 어차피 오늘의 나는 게으름뱅이야★ 의 자아가 싸우다 근소한 차이로 전자의 자아가 승리했다. 지금보니 이렇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뿌듯하구먼?? 출석부에 그 동안의 출결이 동그라미로 꽉 찬걸 보니 지난 이틀사이에 엑스표가 생겼다면 정말 눈에 가시였을것 같다. 나 자신 정말 칭찬해♥

 

스터디가 오늘로써 딱 일주일 남았다. 2달 사이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일 한장이라도 그려서 올렸는데 스터디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다행이었던거 같다. 처음부터 너무 힘주고 빡세게 했으면 벌써 강퇴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쉬워서 껌이였던건 아니다.

' 하루만 빠질까? 결석 20번까진 봐주잖아~ 하기 싫으면 하지마~ 한번 빠진다고 그게 뭐 대수야? 야! 그거 하면 뭐가 달라져? 고작 스터디지 이거 해서 뭐 할건데? 뭐가 달라질 거 같긴 해? 뭐 맨날 똑같구만~ 대충 할거면 하지마! '

이런 생각이 오조오억번....  어제 기절해서 자고 오전에 계단을 올라 커피 한잔 마시고 나니 지난 이틀간 내안의 무의식 속 악마가 신이 났구나 싶다. 김영하 소설가가 예~엣날에 강연했던 음성파일을 글로 옮겨놨던 게 있는데 지금이 딱 그 글을 곱씹으며 정신무장할 타이밍 인것 같다.

 

 

"

 우리 마음속에 예술가의 악마가 나타납니다. 이 악마는 글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수백 가지 이유 니가 글을 쓸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들을 얘기하면서 "남들이 너를 비웃을거야. 이건 글이 아니야! 이게 문장이냐? 글씨를 봐라!" 뭐 여러가지 말들을 합니다. 이 악마가 따라오지 못하게 빨리 달려야 되요. 제가 한예종에서 봤던 정말 좋은 글들은 시간을 충분히 준 과제에서 본 게 아니라 학생들이 그렇게 40분동안,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제 앞에서 연필로 쓴 글들에서 발견했던 거에요. 그 학생들이 어떤 몰아지경에 빠져요. 나중에 30분 40분 되면은 뭘 쓰는지도 모르고 막 씁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우리를 방해하는 악마가 나타나지 않죠.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아니라 되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드는 거에요. 될 수 없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게 해서 예술가가 된겁니다.

 

 자 이제 우리가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우고 자기 예술을 시작하려고 할 때, 이제 적들이 바깥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그 다음에 배우자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그들은 여러분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니에요. 악마에요. 악마입니다. 잠시 변신해서 우리 지구에 내려와서 여러분의 예술가 행을, 예술가가 되려는 걸 막고있는 사람들인데 이 분들에게는 마법의 질문이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우리가 "나 연극을 좀 해볼까봐, 뭐 구청에서 하는 연극 무슨 학교가 있는데 가볼까봐" 라든가 "이태리 가곡을 배울까봐." 그러면, "어 그래? 연극?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마법의 질문이에요.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이렇게 물어봅니다.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는게 아니죠. 예술은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것은 우리 영혼을 구원하고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에요. 술과 약물의 도움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자기 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런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담대하게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 그냥 즐거워서 하는거야, 재밌어서 하는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 "내가 좀 먼저 할께"

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 된다는 겁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어떤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인데 이 정체성 중에 하나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는 거에요.

"

정말이지 주기도문, 반야심경처럼 계속 중얼거리면서 읽어야 됨...

이틀동안 탄수화물이란 뽕에 취해 환각상태에 빠져 악마랑 짝짝꿍 한듯....??

 

남은 스터디 일주일 동안 여전히 악마가 몰래 숨어서 언제 치고 들어갈까 염탐하고 있겠지만 들어올 틈 없이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야?겠다.  간만에 쾌변도 했겠다 오늘은 군것질하지 말고 저녁엔 꼭 밥을 먹어야지!! 대자연도 빨리 터져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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