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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관찰일지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by Dabong 2022. 8. 18.




도저히 상식이 통하지 않는 깡패와는 대화론 협상할 수 없어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야지 ㅅㅂ... 칵 퉤하고 룸메혈육과 합세해 집을 나왔다. 이대로 독립하여 방 3칸의 24평 신축 아파트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같은 대가리 꽃밭의 결말이라면 츠~암 좋았겠지만 현실은 말잇못...그래봤자 긴 외출정도에 불과하지 말입니다?? 급하게 잡은 모텔에 5박을 하고 다음주에 기어들어 갈테지만 왠지 우울하다. 올해 1월에도 계절만 다를뿐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거 같은데 이게 여러가지로 복잡미묘하다. 너무 오래도록 사육을 당한건지 그토록 바라던 짧은 순간인데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기분이 비릿한건 5박동안 있을 모텔이 너무 구리고 찝찝해서이기도 하고 현실은 이것보다 더 할거라는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와 그럼에도 이 문제는 풀어내야하는 숙제이기에 마음이 무거운 현생의 고독함일까?

독립은 부모의 실망에 죄책감을 갖지 않는것부터 시작이랬다. 저는 확실히 정신적으론 독립했고요? 아직 경제적 독립을 못해서 이렇게 덜덜덜 떨고있나봅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답 없긴 매한가지인데 먹고사니즘의 문제는 해결가능한 문제이면서도 너무 어려운 문제라서 보고도 보지않은채 나를 속이고 있는 듯하다. 나는 뭐가 두려운 건가... 거지가 될까봐 두려운건가? 인맥도 인복도 없어서 오롯이 나하나 건사하고 살아내야하는데 정줄 놓고 미쳐버릴까봐 두려운건가? 두려움은 끝이 없어서 두려움이 두려움을 부른다. 이런식으로 다들 두려움으로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먹고사니즘의 고민은 20대때부터 하던 고민인데 이게 아직도 고민이라면 나에게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 그랬다.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는 인생이 좆됐을 때라고... 아직 좆되지 않아서 이러고 있는건가...

장사치의 딸은 무엇이든 다 돈으로 귀결된다. 마트를 가도 무엇을 사든 무조건 제일 싼 것이 좋은것이고, 이것의 단가는 얼마고 얼마의 마진이 남을 것이며 이 돈이면 차라리 다른걸 할텐데부터 이걸 하면 돈이 돼?에 이르기까지 물건을 포함, 행위나 생각까지 다 돈에서 돈으로 끝난다. 집구석만 들어가면 돈돈돈거리는데 돈으로 얼마나 가스라이팅을 당한거냐... 사실 틀린말은 아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명제를 내심 반항심에 부정하고 살았지만 최근에 본 영상에서 급소를 저격당했다. '세상엔 돈으로 안되는게 없는데 만약 안되는게 있다면 혹시 돈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저 대사를 내뱉는 캐릭터를 생각해본다면 약간의 실소와 어처구니가 없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맞는 말이라 갑분 내 자신이 애잔해졌다.

먹고사니즘에 있어 나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두려워 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내가 재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것의 가치가 돈이 안 되거나 돈이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면 거기에 투자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 이 가치관은 어디에서 자라난 것인가. 지금의 나는 하면 된다가 아닌 되면 한다의 명제에 사로잡혀 되는대로 하게된 결과물이다. 이 가치관을 고치지 않고서는 내 재능의 가능성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번 무너진다. 다들 낮은 확률인걸 알면서도 낮은 가능성에 기대 매주 복권을 긁어보듯 하루 하루 배팅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생각보다 인생은 너무나 길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너무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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